필사즉생(必死則生). 반드시 죽고자 싸우면 그것이 곧 사는 길이다.

중소기업인들이 내년도 사자성어를 이렇게 정했다. 내년에도 죽기를 각오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고 다들 생각하고 있다.

2015년 보험업계 전망도 대체로 낙관론보다는 비관론이 우세하다. 보험사도 죽을 각오를 다져야 할 듯하다.

저금리 기조의 고착화는 보험사 최대의 장애물이다.
당장 내년 초 기준금리 인하가 기정사실화되고 있어 보험업계의 수익구조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 같다.

보험사가 보험가입자의 보험료를 운용해 고객에 대한 보험금이나 연금, 환급금 등 수익금을 돌려줘야 하는 보험 상품의 특성상 기준금리는 보험사의 수익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금리인하로 보험사가 고객에게 약속한 이자보다 자산을 운용해서 만들어내는 수익이 더 낮아지는 '역마진'과 사투를 벌여야 할 것 같다. 내년에는 기준금리 1%대 진입이라는 기록을 남기며 보험사를 옥죌 것이 분명하다.

자동차보험 손해율도 걱정이다. 차보험 문제가 내년도 화두로 등장할 것 같다.
12월 손보사의 차보험 손해율이 100%를 넘어가고 적자규모가 1조원을 넘어 설거라 하니 제어할 수준을 넘어선 듯하다. 내년도 손보업계가 풀어야 할 가장 큰 숙제다.

이렇듯 내년도 보험사 살림이 녹녹치 않아 보이자 보험사마다 내년도 경영전략이 ‘내실과 수익을 통한 생존’이라는 키워드가 주류를 이룬다.

‘성장’을 첫머리에 내세웠던 예년의 보험사의 호기당당 했던 모습은 사라지고 없다.

동부화재와 롯데손보가 ‘내실’을 전면에 내걸었고 메리츠화재와 농협생명이 ‘수익’에 초점을 맞췄다.

삼성생명과 현대해상 등 일부 업계 상위사만이 조심스럽게 ‘질적 성장’을 모토로 삼았다.

보험사마다 위기를 인식하고 이에 대응하기 위해 내년도에는 보수적인 발걸음을 걷겠노라 선언하고 있다.

이제 몹시 어렵고 힘들었던 간난신고(艱難辛苦)의 해는 가고 죽기를 각오하고 싸워야 하는 필사즉생(必死則生)의 해가 기다리고 있다. 어쩌면 올 해보다 내년이 더 고단하고 팍팍한 한 해가 될 수도 있다.

“아직 신에게는 12척의 배가 남아 있습니다”. 이순신 장군은 어려운 상황에서도 생즉사 사즉생(生卽死 死卽生)의 각오로 싸워 전장을 승리로 이끌었다.

보험사들이 죽기를 각오하고 비장한 결의를 다진다면 어떠한 험한 경영환경도 헤쳐 나갈 수 있을 것이다. 필사즉생(必死則生)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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