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되는 적자에 자보 판매 줄여

[보험매일=주가영 기자] 본격적인 추위가 시작되면서 자동차보험 손해율 걱정에 손해보험사들의 한숨마저 꽁꽁 얼어붙고 있다.

이에 따라 중소형 손보사들의 자동차보험 디마케팅(demarketing)이 현실화 되고 있다.

디마케팅은 자사 상품에 대한 소비자의 구매를 의도적으로 줄임으로써 적절한 수요를 창출하는 마케팅 기법으로 장기적으로는 수익의 극대화를 노리는 전략이다.

은행의 경우 거래실적이 없는 휴면계좌를 정리하거나 채무 규모가 적정 수준 이상인 고객의 거래나 대출한도를 제한하는 것이 이에 속한다.

◇자동차보험 영업적자 1조원 넘어설 듯

자동차보험은 그동안 지속적으로 손해율은 물론 영업실적이 악화되고 있다.

17일 손해보험업계에 따르면 올해 자동차보험 영업적자가 1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는 지난 2010년 1조5369억원 적자 이후 4년 만에 최대치로 지난해에는 9,418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지난 2012년 83.4%에서 2013년 86.8%로 상승했고 올해는 88%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자동차 보험료는 2010년 3% 인상된 후 4년 동안 그대로다.

자동차 보험료는 정부의 소비자 물가지수에 포함돼 물가 안정 등의 이유로 사실상 통제되고 있기 때문이다.

◇손보사, 자동차보험 그만 두고 싶어

손해율은 올라가고 적자가 계속되면서 손보사들의 자동차보험료 인상 요구 등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다.

보험료도 마음대로 올리지 못하고 온라인시장 경쟁은 심화돼 중소형 보험사들은 가격 경쟁력마저 떨어졌기 때문.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일각에선 심지어 옛날처럼 자동차보험은 한 곳에서만 팔아야 한다는 얘기도 나온다.

자동차보험은 1963년 한국자동차보험공영사(현 동부화재)에서 독점 판매하다가 1980년대 이후 자동차 수량이 많아지면서 독점권이 풀리고 타 보험사에서도 자동차보험을 판매할 수 있도록 변경됐다.

손보업계 관계자는 “지금 같은 상황에선 자동차보험은 팔수록 손해이기 때문에 당장이라도 판매를 중단하고 싶다”며 “하지만 그렇지 않아도 영업이 어려운 상황에 고객 유입 차원에서라도 자동차보험을 그만 둘 수 없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때문에 중소형 보험사들은 자동차보험 적자를 만회하기 위해 비중을 줄이고 있는 실정이다.

실제로 올해 상반기 기준 자동차보험 비중은 전년동기 대비 최고 4%포인트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AIG손보의 경우 자동차보험 손해율 악화로 인해 2년 전 이미 판매를 중단한 상태다.

그나마 다양한 상품군을 보유하고 있는 종합보험사들은 여타 상품을 판매하면 된다지만 문제는 자동차보험이 대부분인 보험사들이다.

악사손보, 더케이손보, 하이카다이렉트 등 자동차보험 이외 일반보험을 판매하고 있긴 하지만 그 비중이 작아 영업이익을 내기는 역부족이다.

손보업계 관계자는 “자동차보험은 의무보험이기 때문에 자동차보험을 통해 고객을 확보한 다음 운전자보험이나 실손보험, 의료보험 등 파생되는 상품들을 추가로 권유함으로써 영업적으로는 큰 장점”이라며 “하지만 일반보험 상품이 많지 않은 다이렉트보험사의 경우 자동차보험이 전부나 마찬가지인데 막막할 뿐”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렇게 손 놓고 있다가는 자동차보험이 붕괴될지도 모른다”면서 “금융당국은 자동차보험료 인상 이외에도 과잉수리나 나이롱환자 방지 등 제도 개선에도 힘써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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