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매일=주가영 기자] 연말이면 어김없이 보험사들은 사회 공헌을 한답시고 참 여러 곳을 찾아다닌다. 

너나없이 김장을 담가 주고 연탄도 나르고 복지단체에도 선물 꾸러미를 싸들고 다녀간다. 매년 같은 일을 하고는 있지만 좋은 일을 한다는데 탓할 일은 아니다.

하지만 지적하고 싶은 것은 '좋은 일'로 대외적인 기업 이미지만 신경 쓸 것이 아니라 자신들의 속도 좀 들여다보라는 얘기다.

지난 국정감사를 한 번 생각해 보자.  당시 국감에서는 보험사의 일감 몰아주기가 이슈가 됐다.

김영환(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금융감독원으로부터 받은 ‘손해사정업체 위탁 수수료 지급 현황’를 근거로 삼성·교보·한화 등 3대 생명보험사와 삼성·LIG·현대·동부 등 4대 손해보험사의 경우 자회사 형태로 손해사정업체를 만들어 일감을 100% 수준까지 몰아주고 매년 수백억원에서 1000억원 이상의 수수료를 챙겨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삼성생명이 2013년 25만건 등 3년간 64만건에 달하는 손해사정 일감을 자회사인 삼성생명서비스손해사정주식회사(지분율 99.8%)에 몰아줘 그 규모가 가장 컸으며, 이 업체가 챙긴 수수료만 3년간 1239억원이다.

손보업계 역시 마찬가지다. LIG손보, 현대해상, 동부화재 등은 100% 가까운 일감을 매년 자회사에 몰아줬고, 수수료로 최소 634억원(LIG, 2013년)에서 최대 1045억원(현대, 2012년)까지 지급했다.

뿐만 아니다. 한화생명, 미래에셋생명, 에이스생명, ING생명 등은 인력 구조조정에 조정에 열을 올리고 있으며 여타 생보사들 역시 자살보험금 논란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계열사 일감 몰아주기, 구조조정 등으로 이미 보험사 내부는 얼어붙어 있지만 사회적으로 좋은 모습은 또 보여줘야 하니 사장님들이 직접 김치도 담그고 연탄도 나른다.

한 마디로 너무 이중적이다.

그나마도 안하는 것보다는 하는 것이 더 좋지 않냐는 얘기도 있지만 과연 그럴까.

연말이니 생색은 내야겠고 '바쁘신' 사장님들이 멀리 가긴 어려우니 가까운 서울 시내 또는 근교에 있는 동네를 찾는다.

어떤 복지단체는 너무도 많은 기업들이 찾아와 귀찮으니 사진만 찍고 갈 거 차라리 오지 말라고 한단다.

보험사의 이미지는 하루아침에 쌓아 올려지는 것도, 사회봉사를 많이 한다고, 시쳇말로 '급호감'으로 돌아서는 것이 아니다.

직원들의 복지나 고용안정, 투명한 경영 등 이 모든 것에서부터 사람들은 보고 느낀다.

소외받은 이웃들에게 따뜻함을 전하는 일, 무척이나 좋아 보이지만 과연 자신들이 좋은 일을 정말 하고 있는지 한 번쯤은 되돌아 볼 일이다.

보험사의 긍정적인 얼굴을 만드는 것은 한 순간 봉사활동이 아니라 신뢰를 줄 수 있는 모습이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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