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완전판매 ‘온상’… ‘존속이냐 중단이냐’ 위기 자초

‘쓸모 있는 건 아니지만 버리기는 아까운… ’ 닭의 갈비. 계륵(鷄肋).
홈쇼핑을 통해 보험을 파는 방식인 ‘홈슈랑스’의 ‘존재감’이 그렇다.
홈쇼핑 보험판매채널이 허위 과장·과대광고로 얼룩진 불완전 판매의 ‘집합체’로 전락했다.

홈쇼핑을 통해 보험상품을 파는 제도가 도입된 건 우리나라가 유일하다. 해외에선 불완전판매에 대한 배상책임문제로 판매가 허용되지 않고 있다. 금융소비자보호를 우선시하기 때문이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홈슈랑스를 허용되는 것에 문제될 건 없다. 우려했던 불완전판매를 불식시킬 수 있다면 오히려 대외적으로 ‘본보기’가 될 수도 있는 것이다.

그런데 그 우려가 현실화됐다.
홈쇼핑 채널을 통한 보험상품 불완전 판매율은 가히 ‘압도적’이다.
대면채널을 상징하는 설계사조직 불완전 판매율의 2배에 이른다.

그럴 수밖에 없었다. 홈쇼핑 보험판매 행태를 들여다보면 판매하는 보험상품의 장점만을 집중 부각하는 과장·과대광고는 기본이요, 소비자에게 의무적으로 알려야 하는 고지사항은 깨알 같은 글씨로 자막 처리해 미쳐 읽을 시간도 주지 않고 지나간다.
보험소비자가 상품에 대한 인지가 부족한 상태에서 쇼핑호스트의 달콤한 유혹은 방송을 마치는 시간까지 그치지 않는다. 덤으로 주는 ‘달콤한’ 사은품은 소비자를 ‘포로’로 만들며 더 이상 버티지 못하게 만든다.
비대면 접촉을 통한 상품구매의 허점이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대목이다.

홈쇼핑 보험판매 폐해의 노출에도 불구하고 매출은 상승곡선을 이어나갔다.
보험사들도 홈쇼핑 채널을 통해 보험을 팔아 ‘한몫’을 단단히 챙겼다.
2003년 홈쇼핑 보험판매가 도입된 이후 보험사 수익의 효자노릇을 톡톡히 했다. 2009년 홈쇼핑 보험판매 수수료가 5,000억원에 육박했다하니 보험사는 얼마나 수익을 챙겼겠는가?
화무십일홍(花無十日紅)이라 했다. 아무리 아름다운 꽃도 열흘을 버티지 못하는 법.
거침없이 질주하던 ‘홈슈랑스’에 제동이 걸린 적도 있다.

지금으로부터 4년전. 홈쇼핑채널의 보험판매가 과장광고 논란이 거세지자 금융당국이 ‘손보기’에 나섰다.
이후 당국의 심의강화 조치로 홈쇼핑 보험판매채널이 된서리를 맞았다. 매출이 반토막으로 줄어들며 시련의 아픔을 맛봤다.
매맞은 자국이 아물어갈 즈음 홈쇼핑채널의 과장광고가 재연되고 있다. 급기야 금융당국이 홈쇼핑 보험판매채널의 ‘존속이냐 중단이냐’를 두고 고민하기에 이르렀고 최근에는 A보험사가 허위 과장광고 ‘혐의’로 금융감독당국의 특별검사를 받으며 홈쇼핑 보험판매채널의 위기가 찾아왔다.

보험사들은 수익기반 확대를 위해 다양한 판매채널 구축에 나서고 있다. 홈쇼핑채널은 이미 보험소비자가 선호하는 구매루트로 자리를 잡고 있다. 홈쇼핑채널은 보험사들의 중요한 판매거점이다.
홈쇼핑 채널이 불완전 판매의 온상이라는 오명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면 시장에서 퇴출 수순을 밟을 수 밖에 없다.
즉 소비자보호라는 금융권의 화두에 부응하는 수준으로 판매방식이 개선되지 못한다면 금융당국은 ‘홈쇼핑 보험판매 중단’이라는 극단적 선택의 ‘카드’를 꺼내들지도 모른다.
홈쇼핑채널을 활용하는 보험사는 이제 어떤 선택을 해야 하나? 지금의 모습은 계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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