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매일=조형근 기자] 삼성증권은 5일 유가 하락의 영향으로 한국은행이 1∼2차례 기준금리 내릴 가능성이 커졌다고 전망했다.

또 한국 증시 전반에 긍정적 영향이 우세한 가운데 내년 1분기부터 업종별 명암이 본격적으로 갈릴 것으로 예상했다.

유승민 삼성증권 투자전략팀 이사·허진욱 거시경제팀장은 유가 급락으로 한은이 내년 물가상승률 전망치를 대폭 낮출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한은은 내년 물가상승률 전망치를 2.4%로 제시하고 있으나 이는 원유도입단가를 평균 배럴당 99달러(약 11만원)로 가정한 데 따른 것이라는 지적이다.

현재는 단가가 약 73달러로 낮아진 점을 고려하면 한은이 내년 1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물가상승률 전망치를 1%대로 낮출 가능성이 크다고 이들은 내다봤다.

이에 따라 한은이 내년 초 금리를 인하할 것이며, 내수 회복 속도에 따라 추가 인하 가능성도 있다고 이들은 밝혔다.

이들은 유가가 연평균 20% 하락하면 세계 에너지 소비금액이 약 6천600억 달러 절약돼 세계 모든 국가 국내총생산(GDP)을 약 0.5∼1.2%포인트 높이는 효과가 있다고 추정했다.

또한, 물가 하락 압력에 대응해 유럽·일본·중국 등 각국 중앙은행들이 통화완화 기조를 강화할 것이라고 이들은 전망했다.

유가 하락으로 경제 기초여건(펀더멘털)이 취약한 러시아, 베네수엘라 등의 지급불능(채무불이행) 위험이 급증하는 반면 일본, 유럽 등 선진국과 한국·중국·인도 등은 교역 조건이 개선될 것이라고 이들은 내다봤다.

이에 따라 유가 하락은 한국 증시 전반에 다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이들은 평가했다.

업종별로는 항공, 운수, 레저, 음식료, 전력·가스 등 유틸리티, 화학 등에서 원가절감 등의 직접 수혜가, 휴대전화 등 정보기술(IT) 업종에서 소비증가에 따른 간접 수혜가 기대된다.

반면 중동 지역의 건설 발주와 원유 생산 관련 해양 프로젝트가 위축되면서 건설, 조선, 기계, 정유 등은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것으로 이들은 우려했다.

이들은 아직 업종별 영향이 크게 드러나지 않고 있으나, 저유가 기조가 지속하면 내년 1분기 실적부터 업종별로 영향이 구체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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