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재 사외이사회 의장 사퇴로 분위기 반전 기대

[보험매일= 임근식기자] ‘골든타임’은 놓쳤지만 최악의 상황을 모면할 수 있는 기회는 잡았다.
KB금융 사외이사회 이경재 의장이 전격 사임함으로써 물 건너 가나 싶던 LIG손해보험 인수에 희망의 불씨가 다시 살아나고 있다.

당초 금융당국은 KB금융의 LIG손보 인수과정에서 지배구조 개선을 요구하며 사외이사진의 사퇴를 전제조건으로 내세웠다.

KB 사외이사진은 금융당국의 제안을 수차례 거부하고 나섰고 급기야 금융당국은 KB금융의 LIG손보 인수를 ‘원점 재검토’라는 최강수로 응수하며 인수문제는 파국으로 치달았다.

이제 이경재 의장의 사퇴로 돌파구를 찾을 수 있는 여지가 생겼다. 21일 윤종규내정자가 KB금융회장으로 공식취임하는 날 이의장이 사퇴를 선언했다. 취임 ‘축하 선물’인 셈이 됐다.

이에 운신의 폭이 한결 나아진 윤회장도 취임 후 LIG손보 인수를 강력히 희망하는 메시지를 던지며 자신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아직 안도하기는 이르다. 이미 감정의 골이 깊어질 대로 깊어진 금융당국의 마음을 돌리기에는 역부족이다. 이경재 의장 외 내년 3월 임기가 만료되는 5명의 사외이사를 비롯한 8명의 이사진이 아직 거취를 표명하고 있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나머지 사외이사진도 조만간 자진사퇴로 가닥을 잡을 것으로 보인다. 이경재 의장이 물러난 상황에 더 이상 버티기로 일관하다가 LIG손보 인수가 무산된다면 고스란히 이들에게 책임으로 돌아 갈 것이고 지금도 이들에게 보내는 주변의 시선이 따갑기만 하다.

사외이사진이 정리되면 잠시 숨고르기의 수순을 거친후 본격적인 인수논의가 시작될 것이라는 게 금융가의 분석이다. 금융당국도 LIG손보 인수가 무산 될 경우 명분이 있다하더라도 부담을 안을 수 있어 인수승인이 급물살을 탈 수도 있다.

KB금융 내부에서는 이경재 의장의 사임에 때늦은 감이 있지만 그나마 다행이라며 나머지 사외이사진의 조속한 결단도 기대하고 있는 분위기다.

일련의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던 피인수 당사자인 LIG손해보험측도 이경재 의장의 퇴임 발표를 반기는 눈치다. 기왕 회사를 팔겠다고 나선 것인 만큼 빨리 새 주인을 맞아 뒤숭숭한 내부분위기가 수습되기를 원하고 있다.

이경재의장의 퇴임선언으로 KB금융의 LIG손보 인수문제는 새로운 국면에 진입했다. 이제 오는 26일 금융위원회 정례회의에서 KB금융의 LIG손보 인수승인건이 상정되느냐에 관심이 쏠리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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