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라이프도 5천억원중 90% 차지...'몰아주기 심각'

[보험매일=이흔 기자] 대기업의 계열 보험사에 대한 퇴직연금 '일감 몰아주기' 행태가 여전한 것으로 드러났다.

퇴직연금 시장에서 삼성생명이 차지하는 비중이 50%를 웃도는 등 쏠림 현상도 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28일 금융감독원이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새정치민주연합 김영환 의원실에 제출한 10개 보험회사별 퇴직연금 내부(계열)거래 현황에 따르면 지난 6월 현재 현대라이프생명의 퇴직연금 전체 적립금 중 계열사 물량은 89.9%에 달했다.

현대라이프생명은 2011년 현대차에 인수된 이후 3년여만에 전체 적립금 5천198억원 중 4천673억원을 계열사 물량으로 채웠다.

 

삼성생명은 12조2천796억원의 적립금 중 계열사 물량이 49.5%(6조8068억원)에 달했다. 롯데손해보험46.5%, 삼성화재34.6%, 흥국생명 27.5%, 동부 26.5%였다.

롯데 계열사인 롯데손보는 2012년까지만 해도 가장 심각한 퇴직연금 몰아주기(93.9%)를 보였으나, 작년 말 69.1%에서 지난 6월에는 50% 이하로 낮아졌다.

이들 보험사의 계열사 물량은 퇴직연금 시장에서 업계 2위에 해당하는 교보생명(1.9%), 업계 4위 수준인 한화생명(2.0%)과는 대조적이다.

퇴직연금 시장에서 삼성생명으로의 '쏠림 현상'도 심했다.
지난 6월 기준 삼성생명의 전체 적립금은 다른 보험사 적립금의 총 합계 11조4천874억원을 넘어서 전체 시장의 51.7%를 차지했다.

삼성생명의 계열사 퇴직연금은 6조원으로, 지난해 말 6조2천억원보다 줄었지만 2012년 말 4조7천억원에 견줘 1조3천억원이 증가했다.

삼성생명의 계열사 퇴직연금 적립금은 다른 9개 보험사의 계열사 적립금(2조643억원)의 약 3배에 달했다.

김영환 의원은 "그룹 차원에서 계열 보험사에 퇴직연금을 몰아주면서 보험사는 땅 짚고 헤엄치기 식으로 몸집을 불려가고 있다"며 "이 과정에서 일반 직원인 실제 퇴직연금 가입자들에게 불리한 계약이 체결되지는 않았는지, 부당내부거래 소지는 없었는지 등을 금융당국과 공정위가 모니터링하고 개선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또 "전체 시장의 균형을 위해 특정 대기업의 쏠림 현상도 대책을 찾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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