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영향 미칠 수도" vs KB금융 "인수 기대"

[보험매일=이흔 기자] 임영록 회장의 직무정지로 KB금융이 경영 공백 상태를 맞으면서 이번 사태가 KB금융의 LIG손해보험 인수에 어떤 영향을 미칠 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KB금융은 이번 사태와는 무관하게 LIG손보 인수 승인을 기대하고 있지만, 금융당국은 경영 공백 상태가 LIG손보 인수에 영향을 끼칠 수 있음을 내비치고 있다.

금융당국의 승인 심사에 차질이 빚어지면 LIG손보 인수를 통해 종합금융그룹으로 도약하려는 KB금융의 경영전략도 타격을 입는다.

금융당국 한 관계자는 15일 "KB금융의 경영 공백은 LIG손보의 계열사 편입 승인 심사에 심대한 하자로 볼 여지가 있다"며 "현재 상황을 심각히 보고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현재와 같이 경영 지배구조가 흐트러져 있는 상황에서 LIG손보를 인수하면 KB가 이를 제대로 경영을 할 수 있을 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KB금융이 임 회장 대행 체제를 갖췄다고 하지만, 회장이 공백인 상황에서 대행이 직접 할 수 있는 일에는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이는 이번주에 긴급 회의를 열어 임영록 회장에 대한 해임 여부를 논의할 예정인 KB금융 이사회에 대한 '압박'으로 보인다. 그러나 실제 금융권 안팎에서는 KB금융의 상황이 나빠지고 있음을 우려하고 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금융당국으로서도 지금의 상태라면 LIG손보 인수를 허가하기가 쉽지 않을 수 있다"며 "KB금융이 빨리 정상 궤도에 올라와야 한다"고 말했다.

LIG손보 인수 심사는 금융위원회의 위탁을 받아 금감원이 수행 중이며 KB지주와 LIG손보의 경영건전성, 경영상태, 인수에 따른 전반적인 사업계획의 타당성, 경영평가 결과 등이 주요 심사 항목이다.

임 회장이 직무정지 3개월의 중징계를 받은 상황에서 KB금융지주가 회장 자리를 비워둔다면 경영건전성과 경영상태 항목에서 점수가 낮아 LIG손보 인수 심사가 큰 벽에 부딪칠 수 있다는게 당국의 판단이다.

KB금융지주 이사회는 지난 12일 임 회장의 직무정지 직후 회동을 하고 윤웅원 부사장(전략재무담당 CFO)을 직무대행으로 결정한 바 있다.

이 같은 당국의 입장에 대해 KB금융은 말을 아끼면서도 LIG손보 인수가 그룹의 숙원사업이었던 만큼 승인이 이뤄지기를 기대하고 있다.

KB금융 한 관계자는 "승인권자는 당국인 만큼 당국이 어떻게 판단하느냐에 대해 우리가 뭐라고 언급할 수는 없다"면서도 "회장이 직무정지 상태이지만, 우리는 LIG손보 인수에 아무 차질이 없도록 계획대로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고, 순조롭게 인수할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KB금융지주는 지난 6월 인수경쟁 끝에 LIG손보의 우선 인수협상대상자로 선정됐고 LIG그룹과 LIG손보의 지분 19.47%를 6천850억원에 인수하기로 계약을 체결했다.

인수작업이 원만히 마무리되면 KB금융지주는 12개 계열사에 금융 전분야를 망라하며 직원 수 2만8천500명, 자산 408조3천억원, 당기순이익 1조5천억원의 종합금융그룹으로 탄탄한 위상을 갖게 된다.

KB금융은 당초 이달말 금융당국의 승인이 떨어지는대로 10월 1일부터 LIG손보를 KB손보로 이름을 바꿔 공식 출범시킨다는 계획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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