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민원 줄이려?' '동부생명 살리기?' 해석 분분

[보험매일=주가영 기자] 최근 일부 보험사들의 자사형 독립법인대리점(GA) 출범이 잦아지고 있는 가운데 그 속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지금까지는 중소형사들의 자사형 GA설립이 줄을 이었다면 지난 5월에는 그룹 사태로 몸살을 앓고 있는 동부화재가 자사형 GA를 공식 출범시킴으로써 업계의 이목을 한 몸에 받고 있다.

동부금융서비스는 자본금 70억 규모의 대형법인대리점으로 올해 1월 설립됐다. 지난 5월 조직 및 사업인프라 구축을 마치고 출범했으며, 현재 100여 명 이상의 영업조직을 확보해 생명·손해보험을 아우르며 영업을 펼치고 있다.

2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현재 생보사 중에는 미래에셋, 라이나, 하나생명과 손보사 중에는 메리츠와 AIG손보 등이 자사형 GA를 설립한 상태로 대형사가 나선 경우는 동부화재가 처음이다.

이에 대해 금융 및 보험업계에선 여러 가지 해석이 따르고 있다.

우선 국회에 계류 중인 종합금융상품 전문판매법인 관련 법안 통과를 노린다는 해석이다.

해당 안건이 통과되면 금융계열사를 가지고 있는 해당사들은 GA를 통해 증권, 펀드 등 영업영역을 넓힐 수 있어 시장 선점과 계열사 간 시너지를 노릴 수 있다는 설명이다.

동부그룹의 경우 생손보사를 포함해 증권, 자산운용, 저축은행, 캐피탈 등 관련 계열사를 보유하고 있다.

또 점점 대형화 되가는 GA들의 내부통제가 어려운데 자사형 GA의 경우 관리 감독이 훨씬 용이해 질 것이라고 보고 있다.

반면 일각에선 동부화재와는 달리 현재 브랜드 인지도나 영업 실적 등 동부생명은 그 존재나 역할이 미미해 동부생명을 살리려는 움직임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GA의 특성상 생·손보 구분없이 영업이 가능해져 끼워팔기나 몰아주기가 가능하기 때문.

지난해 동부생명 영업이익률은 -3.83%으로 국내 생보사 중 가장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민원의 온상이라 지적되고 있는 GA관련 민원을 줄이려는 꼼수가 아니냐는 얘기도 나온다.

실례로 동부화재 분쟁조정건은 2012년 2617건에서 2013년 1882건으로 39% 감소했으나 소송제기건수는 61건으로 전년대비 68%로 가장 많이 증가했다. 또 분쟁조정건 중 보험사가 소송을 제기한 비율이 가장 높은 보험사 역시 동부화재가 151건(8%)로 가장 높았으며, 이는 손보업계 평균 2배 이상이다.

업계 전반적으로는 GA의 고유의 특성을 흐려 공평성 및 소비자 선택권을 침해할 수 있다는 문제점도 제기된다.

GA는 기본적으로 한 보험회사에 종속되지 않고 여러 보험사와의 제휴를 통해 보험상품을 파는 영업 형태를 갖추고 있다.

이를 통해 보험소비자들은 한 회사의 보험상품만을 파는 전속대리점과 달리, 각 회사의 다양한 상품정보를 제공받아 객관적으로 비교 평가해 선택할 수 있다.

하지만 자회사형 GA들의 경우 아무래도 자사 상품 유입에 더욱 적극적일 것으로 예상돼 소비자 입장에선 선택권이 제한될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또 앞서 출범한 모 보험사의 자사 GA는 1000억이 넘는 손실을 봤다고 전해지고 있어 부실화 우려도 없지 않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보험사가 GA를 설립하는 것은 우선적으로 업적 신장”이라며 “기본적으로 자사상품 판매를 많이 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앞서 출범한 중소형사들의 경우 채널이 부족하기 때문에 영업 확대측면에서 필요하다고 본다”며 “하지만 동부 같은 대형사의 경우 채널의 다양성이나 영업이익 충족을 위해서라고 보기엔 꿍꿍이가 있어 보이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다만 “저금리 등 영업악화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타채널에 비해 성장하고 있는 유일한 채널이 GA”라며 “정체돼 있는 성장성을 끌어올리기 위한 묘안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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