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진폐지, 차등성과 무차별 확대에 반발

[보험매일=주가영 기자] 악사손해보험의 노사 간 갈등이 깊어지고 있다.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 손해보험업종본부 악사손해보험지부는 지난 21일 본사 앞에서 파업출정식을 갖고 경고파업에 돌입했다.

이번 경고파업에는 전국에서 총 조합원 300여명 중 협정근무자 30%를 제외한 약 200여명의 조합원이 참여했다.

악사손보 노조는 승진급제도를 전면적으로 없애고, 차등성과에 따른 임금격차를 대폭 확대하는 소위 ‘신인사제도’ 도입에 강력히 반대해왔다.

악사손보의 신인사제도에 따르면 전 직원을 스페셜리스트, 시니어 스페셜리스트, 리드 스페셜리스트, 매니저 스페셜리스트 등 4개로 나누고, 성과에 따라 5개 등급으로 분류해 임금을 차등 지급한다.

악사손보의 정규직 직원은 900여명으로 이번 인사제도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과장급 이하 직원은 700여명이다.

정태수 지부장은 “신인사제도는 같은 일을 하는 직원끼리 인사고과에 따라 매년 10% 이상씩 임금격차를 확대하는 것으로 노동자 상호간 불신과 분열을 초래하게 된다”고 비판했다.

이어 그는 “승진급이 없어져 허탈해하던 직원들이 조직 내 구성원 간에 반목과 갈등이 확산되자 다수의 유능한 직원들이 회사를 떠났다”며 “악사손보가 경영진의 오판으로 순식간에 무너지는 것을 막기 위해 절박한 심정으로 파업을 결심하게 된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파업출정식에서 정태수 지부장은 파업에 참가한 전 조합원 앞에서 삭발식을 진행했으며, 지부는 1일 경고파업 이후 전국순회 투쟁을 전개할 예정이다.

또한 회사가 신인사제도 도입을 철회하지 않을 경우 전면파업에 돌입할 계획이다.

이와 관련 악사손보 관계자는 “작년 하반기 도입된 악사손보의 개선된 인사제도는 직원 개개인의 역량을 강화해 회사의 경쟁력을 향상시키는 것을 핵심 사항으로 하고 있다”며 “공정하고 투명한 평가관리를 통해 성과 중심의 합리적인 보상제도를 운영하기 위한 것으로, 기존의 연공 서열에 기반한 승진 및 보상 제도의 단점을 보완하고, 우수한 성과를 거둔 직원에 대한 보상을 보다 강화하기 위해 도입된 제도”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이 제도는 직원의 전문성 강화와 조직의 효율성 향상을 목표로 직원들의 업무 역할을 명확히 정의하고, 강화된 성과 관리 프로세스를 바탕으로 객관적이고 공정한 평가를 실시해 직원 각자에게 ‘더 나은 보상’을 제공하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하고 있다”며 “우수 성과자에 대한 보상이 강화되었을 뿐, 성과 등급이 낮더라도 임금 삭감 등의 불이익은 전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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