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 장기채 투자수요 확대가 원인

[보험매일=이흔 기자] 보험사의 투자 수요가 확대된데 따라 장기채권 금리가 경기 전망, 기준금리 변동과 관계없이 낮은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임형준 한국금융연구원은 20일 발표한 '보험사의 장기채 투자수요 확대와 장기금리 하락' 보고서에서 "장기채권 금리가 하락하는 가장 큰 이유는 보험사의 장기 국채와 공사채 투자 수요가 급격히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라며 이렇게 전망했다.

장기 국채금리는 2010년 이후 크게 하락해 만기가 20년인 국채 금리가 3.33% 수준에 머물고 있다.

기준금리 인하와 디플레이션(물가 하락) 우려만으로는 장기채 금리 하락을 설명하기 어렵다는 것이 임 연구원의 분석이다.

기준금리 조정은 장기금리보다는 단기금리에 더 큰 영향을 미치며, 장기 디플레이션 우려 또한 10∼20년물 국채금리 하락을 견인할 정도도 아니라는 것이다.

그는 보험사의 장기국채와 공사채 투자 확대를 장기채 금리 하락의 가장 큰 원인으로 꼽았다.

보험사가 보유한 채권 규모는 2004∼2009년 연간 15조원씩 늘어나다 2010년을 기점으로 크게 확대됐다. 작년 한 해만 채권 보유액이 53조원 증가해 총 보유액은 323조원이 됐다.

올해 6월 말 기준으로 보험사 보유 채권 가운데 국채(40.1%)와 공사채(35.8%)가 차지하는 비중은 76%에 이른다.

임 연구원은 "지급여력비율(RBC) 규제가 도입된 이후 보험사들이 장기채 투자를 확대했다"며 "보유 채권의 듀레이션(투자자산 평균 회수 기간)이 2011년 초 4.8년에서 지난 6월 말 6.3년으로 크게 늘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생명보험, 연금저축을 통해 자금이 추가로 들어오면 보험사의 채권 운용규모가 급속히 늘어날 것"이라며 "전략적 자산 배분이 변하지 않는 이상 연기금의 국내 채권수요도 지속적으로 늘어 장기채 수요가 전반적으로 증가하고, 금리는 하락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저작권자 © 보험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