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하는 보험업계 M&A시장 분석

아시아 시장을 이야기할 때 우리는 흔히 “역동적이다”라는 표현을 사용한다. 특히 보험업계 M&A 시장은 “이 세상에서 유일하게 변하지 않는 것은 모든 것은 변한다는 사실이다”라는 격언이 꼭 들어맞을 정도로 이러한 경향이 두드러진다. 지난 20년 동안 이 시장에서는 M&A에 대한 접근법부터 참가자들까지 모든 측면이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변화해왔다. 또한 최근 M&A 거래가는 일반적으로 은행 관계자들이 제시하는 가치 평가 수준 대비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 2년 반 동안 M&A는 성사건수 및 거래가격, 두 가지 측면 모두에서 지대한 변화가 있었다. 그 결과로 판매망의 잠재적 매력과 고객의 접근성, 그리고 향후 이러한 기회들로부터 최적의 가치를 성공적으로 거둘 수 있는 능력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

방향의 전환과 M&A 시장의 새로운 참가자
2010년 12월 말, 다이이치 (Dai-ichi) 뮤추얼 생명보험이 기존 소수 보유하고 있던 타워 오스트레일리아(Tower in Australia) 생명보험에 대한 지분을 미화 12억 달러에 전량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이는 당시 시장가보다 약 50% 정도 높은 수준이었다. 이 사건은 일본 보험사들이 본격적으로 보험사 인수에 참여한다는 신호탄이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당시 인수 가격이 사실상 적절했고, 시장가가 상대적으로 너무 낮게 책정되었다고 의견을 모은다. 특히 다이이치가 인수사의 비즈니스에 대해 이미 상세하게 알고 있었다는 사실은 이 의견에 더욱 무게를 실어준다.

그 후 이년 반 정도의 기간 동안, 일본 보험사들의 타 아시아 보험사에 투자한 몇몇 주목할 만한 사례들이 있었다. 미쓰이 스미토모 (Mitsui Sumitomo)가 시나르마스(Sinarmas) 의 지분 50%를 인수한 사례부터, 최근 다이이치의 인도네시아 소재 파닌(Panin)과의 파트너십 체결 등이 이에 속한다. 이처럼 일본 보험사들은 인도에서 베트남까지 아시아 전역에서 투자를 지속해 오고 있다.

특히, 퍼시픽 센츄리 그룹(Pacific Century Group)과 AIA의 ING 인수를 비롯하여, 선 라이프(Sun Life)와 카자나(Khazannah)가 말레이시아에서 최근 진행한 인수 건, 프루덴셜(Prudential)이 태국에서 진행한 인수 건, 그리고 가장 최근 메이지 야스다(Meiji Yasuda)가 타이 생명보험(Thai Life)의 소수 지분을 인수한 사례 등은 눈 여겨 볼 필요가 있다.

지난 몇 년 동안 활발했던 M&A 활동들은 여전히 지속되고 있지만, 최근 높아지고 있는 거래 가격 추세를 보면 이러한 수준의 가격으로 거래할 의지와 능력이 있는 잠재적 인수사의 수가 줄어들고 있음을 확인 할 수 있다. 반면, 공급 측면에서는 높아지는 거래가격으로 인해 더 많은 기업주들이 회사 매각을 고려하고 있다. 대부분의 경제문제들과 마찬가지로 아시아 시장의 M&A 양상도 주기를 타며 순환하고 있는 것이다.

가격에 대한 시각
최근 인도네시아에서 진행된 거래들의 가격 수준이 지나치게 높다는 평가가 있다. 하지만 거래가는 분명 인수자와 피인수자간의 입장차 등 다양한 요소를 반영한 것이다. 실제로 인도네시아에 시장에는 지난 2년간 많은 기회들이 존재했고, 그만큼 활발한 거래가 이루어졌다. 따라서 기회를 잡기 위한 경쟁은 치열해졌고, 이는 결과적으로 거래가격의 인상을 야기했다.

좋은 기회를 잡으려는 경쟁이 치열해질수록, 경쟁에서 진 쪽은 이긴 쪽이 가격을 너무 많이 지불했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기본적으로 적정가는 가처분이익의 현가로 볼 수 있다. 따라서 인수사가 적정 가격보다 더 많은 비용을 지불했느냐 여부는 인수된 비즈니스가 기대 수익을 창출할 수 있도록 적절하게 운영되고 있느냐에 달려 있는 것이다.

이러한 점들을 고려할 때, 인도네시아에서 진행된 최근 거래건들이 적정가로 진행되었는지, 혹은 가격이 너무 높거나 낮게 책정되었는지 여부는 인수된 보험사가 과거에 어떤 실적을 냈는지보다는 향후 어떤 실적을 낼 것인지를 고려하여 평가되어야 한다고 볼 수 있다.

최근 인도네시아에서 성사된 M&A건들의 경우, 주가순자산비율 및 기타 다른 비교치 보다는 미래의 판매망 및 고객 접근 기회 등을 평가하는 것이 보다 적절할 것이다. 이미 탄탄히 자리잡은 선진국의 기업을 인수하는 경우에는 기존의 경영위험이 계승되는 것과 달리, 인도네시아 기업 인수의 경우 새로운 전략, 운영, 분배, 그리고 비즈니스 플랜을 성공적으로 실행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리스크가 가장 크다.

마크 선더스(아태지역 보험사 부문 및 리스크 컨설팅∙소프트웨어 부문 리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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