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 중 하나가 바로 보험아줌마다. 현재는 기존의 부정적 이미지를 탈피해 전문성을 갖춘 설계사 영역을 구축해나가고 있다.

그러나 설계사 정착률은 여전히 부진하다. 지난해 9월 기준 보험업계 평균 설계사 정착률은 39.8% 수준에 불과하다.

그나마 브랜드 이미지가 높은 대형사들의 정착률이 높음에도 50%에도 미치지 못한다. 생보사 빅3(삼성·한화·교보) 평균은 41.8%, 손보사 빅4(삼성·동부·LIG·현대)는 48.9%다. 전년 동기대비 각각 3.3%p, 0.4%p 감소한 수치다.

이는 설계사 정착률이 낮다는 것은 관리받지 못하는 고아계약이 늘어난다는 것을 의미한다. 즉 불완전판매 및 보험금 지급 등에서 소비자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이야기다.

뿐만 아니라 설계사가 타 보험사로 이동하는 경우 고객들이 설계사를 따라 보험을 갈아타는 이른바 승환계약도 기승을 부리고 있다. 이 같은 행위는 불법임과 동시에 소비자들의 신뢰도 잃게 된다.

보험사들은 설계사 이탈에 따르는 사업비 부담이 높은 만큼 정착률을 높이기 위해 다각도로 검토 중이지만 여의치 않다는 입장이다.

신규 채용된 설계사들은 대부분 주변 지인들을 상대로 영업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3개월 정도 지나면 영업력의 한계가 드러나게 된다.

또 실적이 좋은 경우 타 보험사에서 보다 높은 수당을 제시하는 등 영입에 공을 들인다. 이적한 설계사들도 높은 수당만큼이나 조건이 까다로워져 이를 충족시키기가 쉽지만은 않다. 보험사간 갈등이 벌어지는 것은 당연하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설계사들은 비정규직이자 특수고용직이라는 특성으로 한 곳에 오래 정착할 수 없는 구조”라며 “개인사업자인 만큼 보다 좋은 조건의 보험사를 찾아다니는 것을 놓고 질타하기는 어렵다”고 전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설계사 정착률을 높이기 위해 신규채용을 적게 하면 이탈을 막는 효과는 있겠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경쟁력이 약해지게 된다”며 “설계사 수가 보험사의 경쟁력과 직결되는 만큼 많은 수를 보유하기 위한 고육지책”이라고 밝혔다.

보험사들은 설계사 이탈에 추가적인 사업비가 드는 반면 결국 실적에 따른 수당 지급이 이뤄지는 만큼 결국 설계사 숫자가 많을수록 좋다. 정착률이 어찌됐건 신규가입이 많을수록 보험사의 이익이 커지기 때문이다.

보험은 장기적인 상품인 만큼 고객관리가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설계사 이탈을 막기 위해 수박 겉 핥기 방안보다는 시스템 자체를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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