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부터 실손의료보험 단독상품 출시가 의무화되면서 보험사들과 금융당국간 미묘한 신경전이 벌어지고 있다.

보험사들은 실손 단독상품 판매가 여의치 않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는 반면 금융당국은 소비자들의 가입을 적극 유도하라는 압박을 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보험사들은 실손 단독상품의 가격이 저렴한 만큼 설계사들의 적극적인 영업이 여의치 않다는 입장이다. 이를 팔아 생기는 수수료가 높지 않기 때문이다.

온라인 판매도 쉽지 않다. 손보사들이 가지고 있는 온라인 채널은 대부분 자동차보험으로 이를 통한 판매는 애매한 상황이다. 생보사들은 온라인 채널 자체가 미약하다.

또 홈쇼핑에서는 저렴한 실손 단독상품을 판매해 생기는 수익이 높지 않아 거부감을 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방카슈랑스 채널로는 아예 판매조차 할 수 없다.

금융당국은 지난해 말 ‘표준형 단독 실손의료보험 판매 방안’을 발표하고 채널지원을 강화한다고 밝힌바 있지만 보험사들은 현실성에 의문을 품고 있다.

이 외 중복가입을 놓고도 당국과 보험사간 입장차도 크다. 보험사는 중복가입을 막고 있지만 당국은 가입자가 중복가입에 따른 보상 부분을 명확히 이해했을 시는 추가가입을 허용하라는 입장이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실손 단독상품을 출시한 이유다. 실손 단독상품은 실손의료만을 보장해 가입료 부담을 덜기 위한 것으로 고객선택의 폭을 넓힌다는데 의의가 있다.

보험사들은 현재 실손보험의 100%를 상회하고, 보험료마저 저렴한 만큼 실손보험 가입유도를 꺼리고 있다. 반면 금융당국은 실손 단독상품 출시에 따른 실적을 높이기 위해 보험사를 압박하고 있는 모양새다.

이에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단독 실손보험 상품에 대한 과도한 마케팅은 오히려 소비자 선택에 혼란을 야기시킬 수 있다”며 “기존 종합보험이 가격대비 혜택이 더 많음에도 불구하고 자칫 좋지 않다는 인식을 심어줄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 실손보험 가입자가 3000만명을 넘어서는 만큼 그래프의 수직상승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이는 가입률이 높아졌다는 것이 반드시 소비자들에게 이로운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당국은 실적을 높이기 위해 보험사를 압박하기 보다는 보험사들이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는 가를 감독하는 것이 중요하다. 물론 정직한 행보를 취하는 보험사들의 역할이 선행되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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