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장호

보험개발원 / 자동차기술연구소 / 전산업무팀

(jhlim@kidi.or.kr)

지난 9월 KINTEX에서는 지식경제부(이하 지경부)가 주최하는 국제재제조컨퍼런스와 국제자원순환산업전이 열렸다. 이 자리에서는 미국, 일본, 중국의 재제조 산업 현황 및 육성정책과 혁신기술이 소개되었으며, 우리나라 재제조 산업의 중장기 발전 전략과 재제조 자동차 부품의 품질혁신 전략도 발표되었다. 국내의 재제조 산업은 1995년에 제정된 ‘환경친화적 산업구조로의 전환촉진에 관한 법률’에 기반을 두고 있으며, 지경부에서는 재제조 산업 활성화 및 자원순환 촉진 방안을 수립하여 추진하고 있다. 중점전략분야는 자동차 부품, 화학촉매장치, 사무용 인쇄기기이다.

재제조 자동차 부품은 회수된 자동차 코어*를 확보하여 분해-세척-검사-수리 및 조정-조립의 과정을 거쳐 부품의 성능과 내구성을 신품에 근접한 수준으로 재상품화한 것으로 순환자원 활용을 통한 경제적․환경적 부담의 경감화 측면에서 선진국을 중심으로 발전해 왔다. 우리나라의 경우 2015년까지 자동차 재활용 가능률 목표를 EU 규제치인 85%이상으로 정하고 있다. 이를 달성하기위해 정부는 부품(코어)의 체계적인 회수체계 구축과 품질향상을 위한 재제조 기술 개발 및 인증기준 마련에 힘쓰고 있다.
* 코어 : 재제조를 하기 위해서 필요한 사용 후 자동차 부품(중고부품)

재제조 자동차 부품에 대한 정부의 품질인증은 지경부 산하 기술표준원이 시행하고 있으며, 2012년 현재 교류발전기와 등속조인트, 시동전동기 등 3개 부품에 대해 만도 등 5개 회사에 인증을 부여하였고, 에어컨컴프레샤 부품은 품질인증 기준이 고시된 상태이다. 내년에는 브레이크 캘리퍼, 로어컨트롤암, 쇽업쇼바, 인젝터, 클러치커버, 터보챠저 등 6개 부품에 대해서도 품질인증 기준을 추가로 고시할 예정이며, 디젤 연료펌프와 외장 범퍼는 재제조 공정 및 품질인증 기준을 개발 중에 있다. 이처럼 재제조 자동차 부품 인증 품목은 수 년 내에 크게 늘어 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주목할 점은 재제조 대상 부품이 자동차 성능과 관련한 기능성 부품 위주에서 안전에 영향을 미치는 부품과 손상빈도가 높은 외장 부품으로 점차 확대되고 있다는 점이다. 이런 변화는 이전과는 다르게 관련 산업에 미치는 영향이 적지 않을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재제조 자동차 부품을 사용하는 소비자 측면에서 볼 때 자동차 성능 관련 부품의 경우 하자가 발생하면 다른 부품으로 교환받으면 되나, 안전과 관련된 부품에 하자가 발생할 경우 사고로 연결될 가능성이 있어 폭넓은 보상대책이 요구되기 때문이다. 즉, 사고로 인해 당해 차량이 입은 손해뿐만 아니라 제 3자에게 끼친 손해까지 배상할 수 있는 장치의 마련이 필요하다. 따라서 정부의 품질인증 심사기준에 재제조 사업자의 배상책임보험 가입여부 확인은 필수적이며, 이러한 리스크를 담보할 수 있는 보험 상품의 개발도 필요할 것이다. 또한 외장부품의 경우, 보험 사고차 수리에 많이 사용되므로 현행의 자동차보험 친환경 부품사용 특약을 적용받을 수 있도록 약관의 변경이 필요하고 재제조 부품의 사용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보험 상품의 개발도 필요하다.

현재 보험개발원 자동차기술연구소는 정부의 재제조 자동차 부품인증 확대 및 활성화 정책에 여러 경로를 통해 참여하고 있다. 정부의 재제조 부품 품질인증기준 연구 용역에 관련 전문기관과 공동으로 참여하고 있으며, 해당 분야 전문가가 정부의 재제조 부품 품질인증심사위원회 및 기술협의회에 위원으로 참여하여 재제조 대상 부품의 확대 및 품질 향상, 사업화 전략 및 소비자보호를 위한 사후관리 강화에 대해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한편, 보험개발원은 현재 운영 중인 대체부품 유통 전산시스템(Eco-AOS)에 재제조 부품을 상품으로 등록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재제조 부품이 시장에서 보다 쉽게 활용될 수 있도록 인프라를 구축해 나가고 있다. 또한 보험개발원이 인정한 전국의 23개 중고부품 공급업체들이 재제조 부품 사업에 참여할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다.

앞으로 일정 수준의 품질과 성능을 갖춘 다양한 종류의 재제조 부품이 시장에 출시되면 가벼운 접촉사고 차량의 경우 동네에 있는 카센터에서도 신품가격의 60% 수준의 재제조 부품으로 저렴하게 수리할 수 있을 것이다. 헐값으로 해외로 빠져나가고 있는 중고부품들이 재제조 부품으로 재생산되어 부가가치를 높여 수출할 수도 있을 것이다.
향후, 일반정비공장도 부품 재제조 기술 습득을 통해 자동차 수리과정에서 발생하는 손상부품을 재제조 부품으로 생산하여 판매하거나 자동차 수리에 활용함으로써 새로운 수익을 창출할 수 있게 될 것이다. 보험사의 경우에도 재제조 부품의 활용에 따른 수리비의 경감과 재제조 사업자를 대상으로 한 배상책임담보 보험 상품의 판매로 수익의 발생이 예상된다.

이 같이 정부의 재제조 자동차 부품 확대 정책에 발맞추어 유관 산업이 함께 참여하고 준비함으로써 관련 업계의 동반성장은 물론 소비자의 지출은 최소화시키는 등 두 마리의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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