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해보험사들이 연내 자동차보험료의 추가 인하를 안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보험료 인하를 검토할 예정이었으나 여름 태풍피해와 카드 수수료율 인상에 따른 경영악화로 인하 여력이 없기 때문이다.

손보사들의 2012회계연도 상반기(4~9월) 자동차보험 누적 손해율 확정치는 80.3%로 적정손해율로 알려진 77%를 웃돌았으며, 자동차보험 부문 영업 적자만 263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 13개사의 원수보험료는 6조4677억원으로 전년 동기(6조5079억원) 대비 0.6% 감소한 수치를 기록했다.

손보사들은 요일제·마일리지 특약 등 할인혜택으로 자동차보험 손해율 상승여지가 높은 가운데 내년 4월부터는 개정된 자동차보험료표준약관도 적용받게 된다.
이 같은 상황에 손보사들은 카드사들로부터 카드 수수료율 인상 통보까지 받아 말 그대로 ‘진퇴양난(進退兩難)’인 상황이다.

카드사들은 개정된 여신전문금융업법 개정안에 따른 인상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중소가맹점·현대자동차 등을 상대로 카드 수수료율 인하를 놓고 한바탕 곤욕을 치른 만큼 개정안을 이유로 더 이상 양보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보험사들은 내달 22일까지 카드사와 이를 놓고 조율하면서 업계 입장이 받아들여지지 않을시 결제거부도 불사하겠다고 강경히 맞서고 있다.

문제는 이 같은 상황이 소비자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다. 지난해 카드사들은 중소가맹점 수수료율을 인하하면서 각종 부가서비스를 제한하는 등의 조치로 소비자들에게 피해를 전가시켰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현재 자동차보험료 인하는 이미 물 건너간 상황이며, 자칫 보험료가 인상될 가능성마저 상존한다. 자동차보험 시장이 여의치 않은 가운데 수수료율마저 인하되면 수익성이 저하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또 구지 자동차보험료를 인상하지 않더라도 다른 상품의 보험료 인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특히 내년부터 출시되는 실손보험 단독상품의 경우 보험료에 대한 기준이 없는 만큼 이를 높게 부과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보험사 관계자들도 수수료율 인상은 보험료가 올라갈 만한 개연성이 충분하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어 양 업계간 갈등이 어디로든 파장을 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카드사와 보험사들은 저마다 ‘어쩔 수 없다는’ 명분을 내세우고 있다. 그러나 이를 위한 해결 방안이 소비자가 되어서는 안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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