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해율 높아지면 보험료 상승 불가피 '취지 무색'

내년부터 의료비만 보장하는 실손의료보험 단독상품이 출시될 예정이지만 업계에서는 실효성에 대해 의문을 표하고 있다. 단독상품에 대한 선호도가 높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과 함께 실손보험의 높은 손해율이 보험료 상승을 주도할 것이라는 의견이다.

◇저렴한 단독 실손보험? ‘글쎄’

현재 다른 종합보험에 특약으로 포함돼 판매되고 있는 실손보험은 매달 7~10만원의 보험료 납입으로 소비자 부담이 높다.

이를 해결하고자 지난달 말 금융위원회는 보험감독규정 일부개정안을 발표하면서 실손보험 단독상품 출시를 의무화했으나 현실성은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소비자 선택을 넓히는 것에 동의하지만 실손보험 단독상품에 대한 수요는 많지 않을 것”이라며 “가격대비 더 많은 혜택을 보장받을 수 있는 종합보험에 대한 선호도가 더 높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보험사 관계자는 “초기 보험료는 가능한 한 낮게 책정하겠지만 손해율에 따라 갱신폭이 올라갈 수도 있다”며 “1~2년 상황을 지켜봐야겠지만 실손보험 손해율이 좋지 않은 만큼 긍정적으로 보기는 힘들다”고 전했다.

의료비 보장만을 원하는 소비자들을 위해 단독상품 출시를 대안으로 내세웠지만 매년 갱신시 보험료 상승을 막기는 힘들 것이라는 전망이다.

최근에도 실손보험료의 높은 인상률에 대한 지적이 계속되고 있으나 손해율이 100%가 넘는 만큼 어쩔 수 없다는 것이 업계 항변이다.

이와 관련해 금융당국은 보험료 인상 한도를 매년 공시하도록 하는 등 감독을 강화하고 시장경쟁을 유도한다는 방침이지만 실효성은 여전히 물음표다.

◇한방 비급여 빠진 반쪽짜리 실손보험

이 외에도 2009년 10월 실손보험 표준약관 개정시 한방 비급여 진료비는 보장하지 않는다고 명시돼 있어 ‘반쪽짜리’ 실손보험의 꼬리표를 떼는 것도 시급하다.

현재 이와 관련된 특약 포함된 경우 한방 비급여 진료비를 보장받을 수 있지만 단독상품 출시 시 이를 포함하면 보험료 역시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한방 특약이 포함되면 보험료가 상승할 수 밖에는 없다”면서 “한방 비급여 보장을 위해서는 진료·가격표준화가 선행되야 한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보험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