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완전 판매 가능성. 복잡한 상품 구조 등 넘어야 할 산 많아

교보생명이 이달 중 금융감독원에 온라인 생보사 인가를 신청할 예정이다. 온라인 채널을 통해 20~30대 고객을 타겟으로 새로운 수요를 공략하겠다는 의지다.

그러나 온라인 채널의 특성상 불완전판매에 대한 우려는 물론 대면채널 설계사들과의 마찰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도 온라인 생보시장의 활성화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이 높아 안정적으로 자리잡기가 쉽지만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불완전판매 우려 가장 커

그동안 자동차 보험과 달리 생보사가 온라인 시장을 적극 공략하지 못한 것은 상대적으로 복잡한 상품구성 때문이다. 현재 삼성생명, 라이나생명 등 일부 생보사들이 연금저축이나 보장성 보험 등을 팔고 있지만 시장규모는 여전히 크지 않다.

이 같은 이유로 온라인 채널 판매시 가장 우려되는 부분은 불완전판매다. 대면판매와는 다르게 고객이 직접 특약을 확인해보고 가입하는 만큼 보험사들의 고지의무가 약해질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상품 관련 논란발생시 보험사들이 고객에게 책임을 떠넘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특약이 복잡할수록 불완전판매 비중이 높아지고, 고객접근성이 떨어지는 만큼 상품의 단순화가 중요하지만 대신 상품의 다양화는 여의치 않다.

라이나 생명의 경우 강점인 텔레마케팅(TM)과의 연계로 불완전판매 부분을 보완하고 있지만 상품구성에는 여전히 한계를 보이고 있다.

보험연구원 황진태 연구위원은 “온라인 채널은 가입편입성 등 생보시장에서 소비자 편익확대에 기여할 것”이라면서도 “불완전판매 방지 방안에 대해 충분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와 관련 교보생명 관계자는 “텍스트(문자)로 약관을 확인하는 것이 오히려 불완전판매를 줄일 수 있다고 본다”며 “인터넷 문화에 익숙한 20~30대들의 접근성과 편리성, 상품만족에 대한 니즈를 충족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설계사, 낙동강 오리알 되나

설계사들과의 마찰도 간과할 수 없다. 설계사들은 세제개편안의 영향에 온라인 채널이라는 경쟁자까지 나타나면서 영업 환경이 위축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생보사 한 설계사는 “(온라인과 대면채널의) 동일한 보험상품이 아니라 할지라도 보다 저렴한 온라인 상품에 고객들이 몰리는 것은 당연하다”면서 “자칫 상품에 대한 설명만 한 후 온라인 상품에 고객을 뺏기는 어처구니 없는 일이 발생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판매위축으로 사업을 포기하는 설계사들이 늘게 되면 우리나라 보험산업 성장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교보생명 관계자는 “기존 설계사 채널과 온라인 채널은 서비스 가치, 상품구성 등 근본적으로 다르다”라면서 “다각화 된 서비스를 통해 고객만족도를 더욱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 성장잠재력 의문

상품구성에 한계가 있는 만큼 시장의 성장잠재력도 아직까지는 물음표다. 그동안 생보사들이 온라인 시장을 등한시한 이유도 수익성이 높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교보생명이 모델로 삼은 일본 라이프넷의 경우, 매년 5%의 성장세를 기록해왔지만 올해 성장세는 1%에 그친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온라인 시장은 여전히 열악한 상태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온라인 구매의 장점은 정확한 상품을 저렴하게 구입하는 것”이라면서 “생명보험은 복잡한 상품구성의 특성상 온라인 채널의 큰 역할을 기대하기는 힘들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국내 온라인 생보시장이 도입된 지 2~3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그 비중은 미약하다”면서 “장기적으로도 성장잠재력이 높다고 보기는 힘들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교보생명 관계자는 “일본 라이프넷의 경우 20~30대 가입률이 70%에 이르는 등 시장 잠재력은 충분하다”면서 “20~30대의 경우 대면채널보다는 온라인 채널에 대한 선호도가 높을 것으로 기대되는 만큼 높은 수요가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교보생명은 그 동안 보험시장에서 선구자 역할을 해 온 만큼 온라인 채널 활성화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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