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화를 걸 때 기계연결음 대신 음악이 나오는 통화연결음(컬러링) 기술을 상용화한 곳은 세계적으로 우리나라 밖에 없다. 뚜~ 뚜~ 하는 기계음이 반복적으로 계속되는 것 보다 듣기 좋은 음악이 통화대기 시간동안 흘러나온다는 것은 그 아이디어 하나만으로도 신선하다. 그래서인지 우리의 통화연결음은 세계시장에서 이미 주목받기 시작했고 최근에는 수출 품목으로 효자노릇을 톡톡히 하고있다.▷지난 4.15 총선때는 컬러링 서비스가 선거캠페인으로 쓰이기도 했다. 당시 한 컨텐츠업체는 귀에 익은 CM송을 개사해 유권자들의 자발적인 총선 투표 참여를 유도했다. 최근에는 기계음 대신 영어단어를 비롯해 생활영어, 음악, 건강정보 등 다양한콘텐츠를 들려주는 서비스도 등장했다.▷통화연결음의 용도가 이처럼 다양해 지면서 최근에는 전화장난의 표적이 되기도 해 관련회사가 진상조사에 나서기도 했다. 한참 벨이 울리다가 끊어지기도 하고 받자마자 끊어버리는 괴전화가 하루에도 수십통화씩 걸려온다는 것이다. 그런데 재미있는 건 이런 장난전화가 멀리 라트비아에서 집중적으로 걸려왔다는 사실을 SK텔레콤측이 밝혀냈다. 라트비아 소재 스웨덴 통신업체 "텔레투" 관계자는 "라트비아 사람들이 당신네 나라에 전화를 하면 나이스 뮤직(좋은 음악)을 들을 수 있다는 말을 하더라"는 다소 황당한(?) 답변을 SK측에 했다. 결국 SK측은 하루 30통가량의 괴전화가 걸려오는 고객 15명에게 컬러링을 중단하도록 요청하는 것으로 이 일을 마무리 지었다.▷컬러링이 자신의 개성을 나타내면서 자신을 찾는 손님(?)들에게 잔잔한 행복을 전해주는가 싶더니 끝내 광고로까지 번졌다. 음악대신 자신의 회사홍보를 집어넣어 "손님"들에게 일방적으로 회사홍보를 해대는 수준까지 이른 것. 이런 시류에 일부 보험회사도 편승, 직원들의 휴대폰 컬러링에 자사홍보 메시지를 담아 홍보에 열을 올렸는데 일이 어렵게 된 모양이다. "돈이 된다"는 판단이 선 이동통신업체측에서 이용료를 4배 가까이 올려버렸기 때문이다. 반대로 생각하면 또하나의 "광고 공해"를 예고하는 대목이기도해 씁씁한 기분마저 든다. 어쩌면 뚜∼뚜∼하는 기계음이 그리워지는 날이 올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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