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하산은 1306년경 중국에서 최초로 사용되었다고 한다. 하지만 실용적으로 사용되기는 1802년 프랑스의 A.J.가르느랭이 파리에서 높이 1,000m의 기구로부터 안전하게 강하한 것이 시초이다. 처음에는 비행기 탑승원의 구명구로 쓰였으나 점차 적극적인 강하·투하용으로 사용하게 됐다.▷의미는 다소 다르지만 증권가에는 "황금낙하산"과 "주석낙하산"이란 게 있다. "황금낙하산"은 인수(引受) 대상 기업의 CEO(최고경영자)가 인수로 인해 임기 전 사임하게 될 경우를 대비, 거액의 퇴직금, 스톡옵션 등을 사전에 고용계약에 기재해 안정성을 확보하고 동시에 기업의 인수 비용을 높이는 방법이다. 1980년대에 기업다각화 전략의 일환으로 활발하게 전개된 M&A와 관련, 미국 월가에서 유래한 말로 비싼 낙하산이라는 뜻에서 생긴 용어이다. 이와 반대 개념이 주석 낙하산이다.▷이런 낙하산이라는 의미가 "인사"라는 단어와 결합하면 왠지 자조적이고 냉소적인 분위기로 변한다. 하늘에서 낙하산 떨어지듯이 외부 인사가 높은 자리를 차지하고 들어오는 데 따른 기존 조직원들의 반발, 분노, 실망감 등이 반영되고 있기 때문일까. 사실 낙하산인사는 우리나라 일만은 아니듯 싶다. 미국에서도 "리볼빙 도어"(회전문인사)하면 바로 낙하산 인사를 뜻한다. 한사람이 빠져나가면 또 다른 불청객 하나가 뛰어든다는 눈총이 실린 풍자어다. 가까운 일본에서도 지난 76년 록히드 스캔들때 "아마쿠다리"(낙하산인사)가 크게 정치 문제화된 적이 있다. 낙하산 인사출신인 전일항공 경영진과 운륜성간의 유착이 드러나면서 일본 정부는 "아마쿠다리" 엄격규제를 선언했으나 1년이 채 못가 옛날로 되돌아 가버린 것을 보면 외국에서도 고치기 힘든 관행인 모양이다. ▷산고 끝에 김창수전무를 신임 원장으로 선출한 보험개발원이 이번에는 낙하산 인사설에 술렁이고 있다는 소식이다. 공석중인 전무 자리에 외부인사가 내려온다는 소문에 대해 개발원 노조가 반발하고있는 모양이다. 노조측에 따르면 이번 외부인사는 금융감독원 국장 출신의 모씨가 유력하다는 것이다. 개발원의 업무적 특성과 전문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볼 때 낙하산 인사는 아무래도 어울리지 않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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