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과연 얼마나 살 수 있을까. 18세기 프랑스의 과학자 뷔퐁의 말을 빌리자면 동물의 정상수명은 성장기의 6배, 그러니까 인간으로 치면 20세까지를 성장기로 보고 120세는 족히 살아야 평균적인(?) 삶을 살 수 있다는 얘기다. 우리나라 평균수명이 남자는 평균 72.8세, 여자가 80.0세(2001년 기준)이니까 아직도 40∼50년은 모자란 셈이다. ▷인류 역사상 가장 오래 산 사람은 누구일까. 구약성경 창세기(創世記)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보통 수백년씩 살다간 것으로 기록돼 있다. 아담의 8대손인 모드셀라는 969세를 살았고 아담 역시 930세였다. 지금으로선 믿기 어려운 얘기지만 오래살고 싶은 인간의 욕망이 이처럼 표현되지 않았는지 싶다. ▷인류의 수명이 이전에 비해 급격히 늘어난 시기를 구석기시대인 기원전 3만년쯤으로 학자들은 보고있다. 미국 미시간 대학의 인류학자 레이철 카스파리에 따르면 이 시기에 노년기까지 살아 남는 인간의 수가 과거에 비해 4배 이상 많아졌다는 것이다. 카스파리는 연속적인 시기의 화석 768개와 치아 샘플을 통해 젊은 성인과 노인의 비율을 유추, 아기를 가질 수 있는 나이의 두 배인 사람을 노인으로 정의했다. 15세 때 아기를 낳을 수 있다면, 할머니가 될 수 있는 30세가 노인인 셈이다. ▷인류는 수백년 전까지만 해도 평균수명이 35세를 넘지 못했다. 15∼18세기 프랑스인의 평균수명은 고작 25세였고, 세계적인 장수국가 일본도 17∼18세기땐 30세에 불과했다. 우리나라 역시 이의 범주를 크게 벗어나지 못했다. 그러다가 의학기술 등의 급격한 진보로 인간의 수명은 최근들어 급격히 높아졌다. 급기야 우리나라에서도 100세 이상의 인구가 2,000명을 훨씬 넘어섰다고 한다. 미국은 6만명, 일본은 1만5,000명에 달한다. 가히 혁명적인 "진화"다. ▷요즘 "백년장수"의 꿈을 담고있는 생보업계 "백수보험"이 소송의 소용돌이에 휘말리면서 잡음이 끊이질 않고 있다. 업계에서는 그동안 소송건의 판결과정을 들먹거리며 승리를 장담하는 모양이지만 결과를 떠나 분명히 보험사가 원인제공을 했다는 책임은 면키는 어렵다. 계약자가 손해를 보는 관행은 어떤 이유에서든지 용서가 되지 않는다.

이민후

본지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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