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홈쇼핑 방송시간내내 "업계 최저가격"을 외쳐대며 방송을 진행하는 쇼핑호스트. 특유의 입담과 재치로 수도 없이 "싸다"를 연발해 귀가 얇은 시청자들을 끊임없이 유혹한다. "참 말 잘한다..."라는 탄성이 절로 나온다. 어쩌다 속옷이나 광고할라치면 8등신 서양모델들의 움직임은 유명 디자이너 패션쇼 못지 않다. ▷홈쇼핑은 정말 안파는게 없다. 신생아용 기저귀부터 삼베수의와 납골당까지. 최근엔 캐나다 이민상품까지 팔아 80분에 175억원, 분당 2억원의 판매액으로 화제를 모았다. 이쯤되면 "요람에서 무덤까지" 사람이 쓰는 모든 상품을 판다는게 실감난다. 약 10만가지의 상품들을 24시간 생중계하는 홈쇼핑시장은 연간5조원규모에 이른다. ▷홈쇼핑은 처음에는 라디오에서 출발했다. 미국 플로리다의 HSN이라는 한 라디오 방송국이 무점포 방식으로 홈쇼핑을 시작한게 홈쇼핑의 효시다. 그때가 1977년이니까 30년 가까이 된 셈이다. 이후 미국의 방송사인 QVC가 1986년 20개 주의 58개 방송국을 통해 760만 가구를 대상으로 방송 네트워크를 구성, 지금과 같은 TV 홈쇼핑방송을 시작했다. ▷요즘에는 "홈슈랑스"라는 말도 등장했다. 지난해 10월 PCA생명이 현대홈쇼핑과 제휴를 맺고 암보험을 팔기시작하면서부터 이런 별칭을 얻었다. 홈쇼핑에서 주문한 보험은 설계사등과 계약한 것과는 좀 다르다. 방송시간동안 주문을 신청한 고객들은 바로 보험에 가입되는 것이 아니라 주문자 리스트를 전달받은 전문 상담원으로부터 다시 연락을 받은 후 상담을 통해 최종 가입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텔레마케팅의 인바운드를 떠올리면 된다. 홈쇼핑에서 판매하는 보험상품은 암·정기·어린이·상해보험 등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지난 4월부터 판매하기 시작한 삼성과 대한생명이 홈쇼핑판매를 재검토한다는 소식이다. 삼성의 경우 계약률이 콜대비 15%정도에 머물고 대한생명도 1회당 1천여건 수준을 면치 못한다는 것이 이유다. 뭐든 팔린다는 홈쇼핑에서 보험상품이 유독 고전하는 이유는 뭘까. 혹시 보험 본래역할은 외면한 채 "업계 최저보험료로 업계 최고보험금을 보장합니다"라는 표현만을 강조한 탓을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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