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추시대에 오나라의 왕 합려는 월나라의 왕 구천과 싸우다 부상을 당해 죽음을 눈앞에 두고 아들 부차에게 이런 유언을 남겼다. "부차야! 너는 내가 구천에게 죽었다는 것을 절대로 잊어서는 안 된다." 아버지의 유언을 들은 부차는 눈물을 흘리며 이를 악물고 복수를 다짐했다. 아버지의 뒤를 이어 왕위에 오른 부차는 늘 딱딱하고 불편한 땔나무 위에서 잠을 자면서 "부차여! 너는 월나라 군대가 너의 아버지를 죽였다는 것을 기억하고 있는가?" 하는 물음을 끊임없이 던졌다. 그 후, 부차는 결국 월왕 구천을 이기고 항복을 받아냈다. 와신을 실행한 인내의 결과였다. 그런데 싸움에 지고 돌아온 월나라 왕 구천은 일부러 방에 쓸개를 달아놓고 잠을 자고, 식사를 할 때에도 쓸개의 쓴맛을 한 번씩 맛보며 "패배한 것을 반드시 갚아주겠다" 하고 늘 되뇌었다. 결국 그는 다시 오나라를 공격해서 지난번의 패배를 설욕하게 되었고 부차는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와신상담(臥薪嘗膽)"이란 땔나무 위에 눕고 쓸개를 맛본다는 뜻이다. 위의 사례에서 보았듯이 어떤 큰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모진 괴로움도 인내한다는 속뜻을 갖고 있다. 그러나 20년이 넘게 싸워서 결국은 죽고 죽이는 일만 되풀이한 것은 아닐까. 목적 달성을 위한 노력도 좋지만 그들이 서로 화해하는 너그러운 마음을 가졌다면 세상은 훨씬 평화로워지지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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