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뉴스 해설가였던 카테본은 하버드 대학 시절, 웅변대회에 나간 일이 있었다. 그는 "여러분, 국왕폐하께서 왕림하십니다" 라는 제목의 단편소설을 그대로 얘기할 생각이었다. 그는 그것을 암기하고 수없이 연습했다. 드디어 대회 당일, 그는 연설을 하러 강단에 선 순간, 그만 머리 속이 텅 비어버렸다. 가까스로 정신을 가다듬고 그는 암기한 글을 제쳐놓고 제멋대로 말을 만들어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그날부터 카테본은 원고를 암기를 하지 않았다. 원고 없이 언제나 자연스럽게 얘기를 하는 것이다. 그것이 방송계에서 그가 성공하게 된 비결이다. 중요한 것은 테마다. 테마만 뚜렷하다면 말은 무의식중에 나오게 마련이다. 윈스턴 처칠과 같은 대정치가도 이런 교훈을 터득하기 위해 씁쓸한 경험을 맛보지 않으면 안 되었다. 그는 젊었을 때, 연설 초고를 만들어 늘 그것을 암기하곤 했다. 그러던 어느 날, 영국의회 단상에서 연설을 하고 있는데 갑자기 기억나지 않는 대목이 생겼다. 아무리 머리를 쥐어짜도 도무지 생각이 떠오르지 않았다. 결국 그는 얼굴을 붉힌 채 자리에 털썩 주저앉고 말았다. 그날 이후 처칠은 연설 내용을 절대로 암기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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