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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아침. 간밤, 뒤척이는 동안 해는 어김없이 떠올랐다. 음력 8월의 가을 아침. 늘 아름다운 세상이다. 생각을 빼고, 마음을 뺀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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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흔 기자
2015.09.21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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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릿속 말들이 혀끝으로 전달되지 않는다. 기다려야했지만 고집 피워 주절거린다. 타인의 생각을 마치 내 것처럼 말하기도 한다.문틈, 힘없이 들려오는 귀뚜라미 울음소리에 뒷머리털이 쭈뼛 선다. 숙연해 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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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흔 기자
2015.09.21 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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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물만 먹고도 잘 자라는구나.’ 햇볕도 잘 들지 않는 사무실 귀퉁이에서 키 큰 나무는 때로 시들지언정 죽지 않고 잘도 자란다.점심은 굶기로 한다. 오전, 숨 쉬는 일 외엔 한 일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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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흔 기자
2015.09.21 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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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난 사람들 많은 세상에 살다보면 내가 하찮은 멸치 한 마리로 전락할 때가 있다. 신신애가 부른 가 생각난다. “잘 난 사람 잘 난대로 살고 못 난 사람 못 난대로 사아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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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흔 기자
2015.09.21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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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오늘이 백로래.B: 그래? 그럼 내일은 왜가리네.A: 아니, 비둘기.백로가 음력 칠월에 들면 그 해 추석 안에 햅쌀을 먹을 수 있다했는데…. 에효, 올해는 틀린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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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흔 기자
2015.09.21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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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뚝, 올라가버린 하늘. 올핸 제대로 한 번 타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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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흔 기자
2015.09.21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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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식당. 고등학생쯤? 한 아이의 플라스틱 젓가락에서 면발이 자꾸 미끄러져 내린다. 괜히 부끄러웠는지 묻지도 않은 말을 한다.“젓가락질 잘 못해. 아빠한테 맨 날 혼나고 그래.”“어때. 먹을 수만 있으면 되지. 아빠가 가르쳐줬어?”“아니.”“가르쳐주지 않았으면 혼내지도 말아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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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흔 기자
2015.09.21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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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완서는 말했다. 자연이 놀랍고 아름다운 까닭은 목련이 쑥잎을 깔보지 않고, 도토리나무가 밤나무에게 주눅 들지 않기 때문이라고.나도 말했다. 자연이 아름다운 이유는 왼손이 오른손 한 일을 투기하지 않고, 다리가 눈더러 걸어보라 강요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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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흔 기자
2015.09.04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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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이 깊어지면 담장을 넘어오던 자동차 소리도 귀뚜라미 울음에 막혀 서성거립니다. 차 한 잔 드실래요? 영혼이 갈색으로 물 든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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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흔 기자
2015.09.03 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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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친개는 도둑을 보면 꼬리를 흔들고, 주인을 보면 으르렁거린다. 어찌 개만의 이야기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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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흔 기자
2015.09.01 1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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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나기가 그치고 바람이 분다. 콧속을 채우는 바람을 향해 코를 벌름 거려본다. 9시 방향에서 벼 익는 냄새가 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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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흔 기자
2015.09.01 1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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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함과 마음은 전혀 별개의 것일세. 친절함이라는 것은 단순한 습관이지, 마음과는 다른 것이라네.- 무라카미하루키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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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흔 기자
2015.09.01 1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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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보는 아이들과 인생에 대해 진지하게 토론했다. 인생이 뭐라고 생각하느냐고 묻자 가운데 아이가 “저는 엄마 말 잘 들어요. 빨래도 해요”라고 말하고, 왼쪽 아이는 “저는 쌍둥이에요”라고 말한다. 오른쪽 아이를 쳐다보자 깜짝 놀라며 “저요? 저는 여자예요.”라고 대답한다. 좋은 인생들이었다.- 김주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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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흔 기자
2015.09.01 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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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배우 김 모 씨가 고시원 쪽방에서 숨진 채 발견되었다./곁에는 소주 몇 병과 휴대전화만 놓여 있었다.……예술은 무신 얼어 죽을, 내사 이 판에 아즉까지 붙어 있는 건, 예술도 술은 술잉께, 내가 좋아하는 쇠주잉께, 쇠주가 이 드러운 세상보다 더 맑응께.- 정한용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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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흔 기자
2015.08.27 0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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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술한 각본으로 연출한 천박한 쇼를 또 보았기 때문일까. 수많은 독재 권력자들과 인터뷰한 저명한 종군기자 오리아나 팔라치의 말이 생각난다.“그들의 공통점은 단지 거대한 탐욕과, 이를 실현시키기 위한 밑도 끝도 없는 잔인함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었어요.”잔인하다 못해 천박해 보인다. 천박함은 남북을 초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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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흔 기자
2015.08.25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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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미년(2015) 유월 , 극심한 가뭄에, 역병이 돌아 백성들이 죽어나가고, 조정은 당쟁으로 얼룩지고, 임금은 도탄에 빠진 백성들을 외면하니, 민심은 날로 흉흉해져만 가는데……- 네이버 블러그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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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흔 기자
2015.08.25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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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지지 않게 시간을 병 속에 담을까언제나 다시 열 수 있게매일을 그 날처럼 살게- 뮤지컬 레베카 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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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흔 기자
2015.08.25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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갓난아기가 우는데도 이유가 있는데, 하물며 다 큰 네가 우는데 이유가 없을까- 손 씨의 지방시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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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흔 기자
2015.08.25 1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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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안의 작가 아나톨 프랑스는 여행이란 우리의 생각과 편견을 바꾸어 주는 것이라 했던가. 생각과 편견을 고사하고 잠깐이나마 사는 장소만이라도 바꿔보고 싶은 시절이다. 요망한 메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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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흔 기자
2015.08.25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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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사람 루쉰은 아침에 떨어진 꽃을 저녁에 줍는다고 했다. 시간을 늘려 찬찬히 돌아보려는 마음일 것이다. 아침에 떠오른 해를 저녁에 다시 떠올리고 싶은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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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흔 기자
2015.08.25 15: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