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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밤, 창문 틈으로 들어온 모기가 기어이 얼굴에 물풍선을 매달고 갔다. 모기란 놈, 하는 짓이 꼭 교육부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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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흔 기자
2015.10.21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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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알고 싶다, 이 집에 대해서. 도대체 어떻게 생겨먹어서 하는 일마다 요 모양인지. 봉당마루에 정안수 떠놓고 삼신할미와 함께 궁구해 보고 싶다. 라만차의 기사는 끼면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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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흔 기자
2015.10.19 0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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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형편없는 집에서도 파리와 벼룩과 모기들은 잘도 사는구나.- 고바야시 잇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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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흔 기자
2015.10.19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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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월의 어느 한 낮, 누군가가 사투리 억양처럼 느릿느릿 다가와, 너 요즘 뭐하고 지내니? 라고 말을 걸어올 것 같은 날씨다. 창밖 가을 햇살이 눈부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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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흔 기자
2015.10.19 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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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저녁, 문뜩 눈을 떠보니 수십 년의 세월이 바람처럼 흘렀다.하느님, 우리 동네에 세월 돌리는 자판기 좀 설치해주시면 안돼요? 제가 그렇게 싫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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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흔 기자
2015.10.12 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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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세히 보아야 예쁘다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너도 그렇다- 나태주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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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흔 기자
2015.10.09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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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바람은 앞모습을, 가을바람은 뒷모습을 닮았다. 바람의 뒤태에서 노란 냄새가 올라온다. 은행 냄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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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흔 기자
2015.10.09 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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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는 오고, 가지 않는다. 비는 내리지, 오르지 않는다. 그래서 늘 곁에 있는 느낌. 비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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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흔 기자
2015.10.09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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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절 증후군이란…명절을 전후해 두통, 신체 일부의 통증, 전신 근육통, 어지럼증, 붓는 증상, 감기 증상뿐만 아니라 심한 만성 피로 증상, 우울증, 불면증 등의 증상이 단독 또는 복합적으로 발생되는 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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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흔 기자
2015.10.09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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봐주는 이 없는데도 가을꽃은 핀다. 말하지 않아도 가을하늘은 홀로 공활하다. 세상에는 조용히 자기 임무를 다 하는 사람들이 있다.어느덧 추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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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흔 기자
2015.09.23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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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고로 누구는 죽고 누구는 산다는 것이 공평하지 않다고 생각했다.”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 호수에 빠진 버스에서 유치원생 3명 구조한 ‘10살 꼬마 영웅’.이 꼬마 영웅, 우리나라 대통령이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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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흔 기자
2015.09.23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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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이 가까워졌습니다.밤도 익어갑니다.감도 익었습니다.즐거운 추석이 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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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흔 기자
2015.09.21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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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틀러가 죽은 이듬해 노벨문학상을 받은 헤르만 헤세는 늙은이들에게 일갈한다. “땅속에 묻혀라. 씩씩한 아이들에게 자리를 내어 주라”고. 당시에도 청년 실업 문제가 심각했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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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흔 기자
2015.09.21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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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에선 별똥이 보이고/도시에선 시간이 보인다/벗이여, 우리도 쉬었다가자- 광화문 글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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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흔 기자
2015.09.21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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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빛이 비쳐 와 눈꺼풀을 내리쬐었다. 햇빛은 그 멀고도 먼 길을 더듬어 이 자그만한 혹성에 도착해서, 미미하기 짝이 없는 내 눈꺼풀 하나조차도 하찮게 여기지 않는 것이다.- 무라카미 하루키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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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흔 기자
2015.09.21 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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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아침. 간밤, 뒤척이는 동안 해는 어김없이 떠올랐다. 음력 8월의 가을 아침. 늘 아름다운 세상이다. 생각을 빼고, 마음을 뺀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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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흔 기자
2015.09.21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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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릿속 말들이 혀끝으로 전달되지 않는다. 기다려야했지만 고집 피워 주절거린다. 타인의 생각을 마치 내 것처럼 말하기도 한다.문틈, 힘없이 들려오는 귀뚜라미 울음소리에 뒷머리털이 쭈뼛 선다. 숙연해 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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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흔 기자
2015.09.21 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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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물만 먹고도 잘 자라는구나.’ 햇볕도 잘 들지 않는 사무실 귀퉁이에서 키 큰 나무는 때로 시들지언정 죽지 않고 잘도 자란다.점심은 굶기로 한다. 오전, 숨 쉬는 일 외엔 한 일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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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흔 기자
2015.09.21 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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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사람 루쉰은 아침에 떨어진 꽃을 저녁에 줍는다고 했다. 시간을 늘려 찬찬히 돌아보려는 마음일 것이다. 아침에 떠오른 해를 저녁에 다시 떠올리고 싶은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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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흔 기자
2015.08.25 1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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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난 사람들 많은 세상에 살다보면 내가 하찮은 멸치 한 마리로 전락할 때가 있다. 신신애가 부른 가 생각난다. “잘 난 사람 잘 난대로 살고 못 난 사람 못 난대로 사아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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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흔 기자
2015.09.21 15: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