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자밥솥 주걱에 말라붙은 밥알, 쓰고버린 화장지, 짓니겨진 담배꽁초, 변기 앞에 떨어진 오줌방울… 신도 버렸을 것같은 하찮은 것들. 하지만 세상에 의미없는 것은 없답니다. 모두 제 할 일을 마치고 난 뒤랍니다.
쉼표
이흔 기자
2015.10.29 11:38
-
그림자가 점점 야위어 간다. 마포나루에서 바람이라도 한 움큼 불어오면 휘릭, 뜯겨나갈 것 같다. 가을 저물 녁.
쉼표
이흔 기자
2015.10.29 11:37
-
간밤, 창문 틈으로 들어온 모기가 기어이 얼굴에 물풍선을 매달고 갔다. 모기란 놈, 하는 짓이 꼭 교육부 같다.
쉼표
이흔 기자
2015.10.21 16:00
-
다만 알고 싶다, 이 집에 대해서. 도대체 어떻게 생겨먹어서 하는 일마다 요 모양인지. 봉당마루에 정안수 떠놓고 삼신할미와 함께 궁구해 보고 싶다. 라만차의 기사는 끼면 안 된다.
쉼표
이흔 기자
2015.10.19 09:31
-
이 형편없는 집에서도 파리와 벼룩과 모기들은 잘도 사는구나.- 고바야시 잇사
쉼표
이흔 기자
2015.10.19 09:30
-
별안간 꽃이 사고 싶다/꽃을 안 사면 무엇을 산단 말인가- 이진명 중
쉼표
이흔 기자
2015.10.19 09:29
-
시월의 어느 한 낮, 누군가가 사투리 억양처럼 느릿느릿 다가와, 너 요즘 뭐하고 지내니? 라고 말을 걸어올 것 같은 날씨다. 창밖 가을 햇살이 눈부시다.
쉼표
이흔 기자
2015.10.19 09:28
-
가을 저녁, 문뜩 눈을 떠보니 수십 년의 세월이 바람처럼 흘렀다.하느님, 우리 동네에 세월 돌리는 자판기 좀 설치해주시면 안돼요? 제가 그렇게 싫으세요?
쉼표
이흔 기자
2015.10.12 09:11
-
창밖 건물들이 핀트가 맞지 않은 흑백 영화처럼 보인다. 사람들의, 자동차들의 움직임이 흐트러진 그림자 같다. 가을이 깊어가서? 안경을 벗은 탓이다.
쉼표
이흔 기자
2015.10.09 10:11
-
이 도시는 모든 가능성을 제시하면서 끊임없이 형태를 바꾸고, 완전성을 유지하고 있어. 즉 이곳은 결코 고정적으로 완벽한 세계가 아니고, 움직이면서 완벽해지는 세계란 말이지.- 무라카미하루키중
쉼표
이흔 기자
2015.10.09 10:10
-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너도 그렇다- 나태주 중
쉼표
이흔 기자
2015.10.09 10:09
-
봄바람은 앞모습을, 가을바람은 뒷모습을 닮았다. 바람의 뒤태에서 노란 냄새가 올라온다. 은행 냄새가.
쉼표
이흔 기자
2015.10.09 10:08
-
비는 오고, 가지 않는다. 비는 내리지, 오르지 않는다. 그래서 늘 곁에 있는 느낌. 비니까.
쉼표
이흔 기자
2015.10.09 10:07
-
명절 증후군이란…명절을 전후해 두통, 신체 일부의 통증, 전신 근육통, 어지럼증, 붓는 증상, 감기 증상뿐만 아니라 심한 만성 피로 증상, 우울증, 불면증 등의 증상이 단독 또는 복합적으로 발생되는 현상.
쉼표
이흔 기자
2015.10.09 10:05
-
“이 사고로 누구는 죽고 누구는 산다는 것이 공평하지 않다고 생각했다.”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 호수에 빠진 버스에서 유치원생 3명 구조한 ‘10살 꼬마 영웅’.이 꼬마 영웅, 우리나라 대통령이면 좋겠다.
쉼표
이흔 기자
2015.09.23 16:12
-
봐주는 이 없는데도 가을꽃은 핀다. 말하지 않아도 가을하늘은 홀로 공활하다. 세상에는 조용히 자기 임무를 다 하는 사람들이 있다.어느덧 추분이다.
쉼표
이흔 기자
2015.09.23 16:11
-
추석이 가까워졌습니다.밤도 익어갑니다.감도 익었습니다.즐거운 추석이 옵니다.
쉼표
이흔 기자
2015.09.21 15:33
-
히틀러가 죽은 이듬해 노벨문학상을 받은 헤르만 헤세는 늙은이들에게 일갈한다. “땅속에 묻혀라. 씩씩한 아이들에게 자리를 내어 주라”고. 당시에도 청년 실업 문제가 심각했나보다.
쉼표
이흔 기자
2015.09.21 15:33
-
시골에선 별똥이 보이고/도시에선 시간이 보인다/벗이여, 우리도 쉬었다가자- 광화문 글판
쉼표
이흔 기자
2015.09.21 15:30
-
햇빛이 비쳐 와 눈꺼풀을 내리쬐었다. 햇빛은 그 멀고도 먼 길을 더듬어 이 자그만한 혹성에 도착해서, 미미하기 짝이 없는 내 눈꺼풀 하나조차도 하찮게 여기지 않는 것이다.- 무라카미 하루키중
쉼표
이흔 기자
2015.09.21 15: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