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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이름을 보고 한참 울었다면 그 이름은 언어가 아니라 그 사람이야.- 김주대 중
쉼표
이흔 기자
2016.06.28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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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앞 흐릿한 안개 속에선 누군가 걸어가고 있었다. 자박자박 발소리가 들려왔다. 짠 바람을 타고 피 냄새가 훅, 밀려왔다.- 정유정 중
쉼표
이흔 기자
2016.06.24 0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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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에 잡힌 돌을 허공에 던지니 대나무에 맞아 딱 소리가 났다. 소리는 본래 없었는데 돌과 대나무의 작용에 의해 생겨났을 뿐이다. 슬픔도 기쁨도 원래 없다. 다만 어떤 대상이 있어 마음이 움직였을 뿐이다.”- 맹난자 중
쉼표
이흔 기자
2016.06.23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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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창조와 파괴가 너무 비슷해서 헷갈릴 때가 있다. 요즘…, 그렇다.
쉼표
이흔 기자
2016.06.23 0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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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경전을 외울 지라도 그 뜻을 바로 알고 실천하지 않으면, 남의 소를 세고 있는 목동과 같다’는 . 언젠가 지금보다 좀 더 빈틈없는 나이가 들었을 때, ‘그때’의 일에 관해 오그라든다고, ‘이불킥’이라고, 저땐 왜 그랬는지 모른다고, 뭐 그 정도만 느껴도 훌륭한 삶을 살지 않았을까.
쉼표
이흔 기자
2016.06.20 0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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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일이라는 시간이 마치 두 홉들이 소주병 같다. 뚜껑을 비틀어 따기가 무섭게 빈병이 되어간다. 비(水)요일을 지나 목요일이다.
쉼표
이흔 기자
2016.06.16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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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예보에서 비가 올 거라 했다. 우산을 챙겼다. 정말 비가 내린다. 우산이 있으니…, 걱정하지 않았다. 비가 너무 많이 온다. 바람도 거세다. 우산을 챙긴 보람도 없이 비에 흠뻑 젖고 말았다.
쉼표
이흔 기자
2016.06.13 1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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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창중씨가 ‘자신도 영혼이 있다’고 주장했다는 것을 듣고 말았다. 지하철을 거꾸로 타버렸다.
쉼표
이흔 기자
2016.06.10 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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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든든해요.어딘가 나랑 같은 상처를 가진 사람이 있다는 것,나는 내가 못나서 그런 일 당한 줄 알았는데,미안해요. 그쪽 상처가 내 위로라고 해서.”- 드라마 중
쉼표
이흔 기자
2016.06.10 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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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왜 예수님은 백인이고 금발에 푸른 눈을 가지고 있지? 바울도 마리아도, 천사들마저… 엄마, 우리 죽으면 천국에 가는 거야?”“그래 천국에 가게 된단다.”“그럼 흑인 천사는 몽땅 어디 간거야? 주방에서 젖과 꿀을 준비하고 있나?”- 무하마드 알리 중
쉼표
이흔 기자
2016.06.10 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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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내 젖가슴이 좋아. 젖가슴으론 아무것도 죽일 수 없으니까. 손도, 발도, 이빨과 세치 혀도, 시선마저도, 무엇이든 죽이고 해칠 수 있는 무기잖아. 하지만 가슴은 아니야. 이 둥근 가슴이 있는 한 난 괜찮아. - 한강 중
쉼표
이흔 기자
2016.05.24 0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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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는 말은 가치중립적이며 상식적인 측면에서 명징, 명백하게 부당해 보이는 어떤 행위를 합리화할 때 쓰이는 말인데, 과연 과 어떤 역학관계가 성립하는지 주목해 볼 일이다. 오늘 쉼표는 좀 어렵다.
쉼표
이흔 기자
2016.05.24 0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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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가을 비 속에서 잎 떨군 나무들 표정이 한결 엄숙해 보인다. 이젠 가을을 배웅할 시간. 그예 입동이다.
쉼표
이흔 기자
2015.11.12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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뺏속까지 시리도록, 느닷없이 파고드는 바람은 뭐니? 가을이 채 가시기도 전에 겨울이 찾아오는 것은 반칙이다. 시아버지 제삿날 비어버린 쌀독처럼 쓸쓸한 반칙이다.
쉼표
이흔 기자
2015.11.12 1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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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이 바깥보다 춥다는 11월. 가을이 노인의 이처럼 빠져나가고 있다. 가을에게 임플란트라도 해주고 싶다.
쉼표
이흔 기자
2015.11.12 1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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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나간 며느리가 뒤를 돌아다본다는 11월이다. 11월이 가면 12월이다. 그냥 그렇다는 얘기다.
쉼표
이흔 기자
2015.11.12 1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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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으로부터 배운 건 그것으로 그치고 말지만, 자신이 습득한 건 자네의 몫이 되네. 그래서 자네를 살피게 될 거야. 눈을 뜨고, 귀를 기울이고, 머리를 움직여서 말이야.- 무라카미 하루키 중
쉼표
이흔 기자
2015.10.29 1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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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시의적절한 때 기일이다. 10월26일. 아무래도 올해는 많은 이가 이 날을 생각할 듯싶다. 그런데 혹여, 제사를 음력으로 지내나?
쉼표
이흔 기자
2015.10.29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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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밥솥 주걱에 말라붙은 밥알, 쓰고버린 화장지, 짓니겨진 담배꽁초, 변기 앞에 떨어진 오줌방울… 신도 버렸을 것같은 하찮은 것들. 하지만 세상에 의미없는 것은 없답니다. 모두 제 할 일을 마치고 난 뒤랍니다.
쉼표
이흔 기자
2015.10.29 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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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자가 점점 야위어 간다. 마포나루에서 바람이라도 한 움큼 불어오면 휘릭, 뜯겨나갈 것 같다. 가을 저물 녁.
쉼표
이흔 기자
2015.10.29 11: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