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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 예수님 두 분 모두 우리에게 일용할 휴일을 주신 분들이다. 어찌 찬미하지 않으리오. 앞으로 두 세 분만 더 오셨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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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흔 기자
2015.05.26 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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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처럼 친구들이 모였는데 앉아마자 건강 이야기다. 한 녀석이 유난히 C커브를 강조한다. 앉을 때도 허리라인이 C커브를 그려야하고, 허리를 받치는 의자도 C커브라야 한단다. 베개도 낮은 걸로 목을 받쳐 목뼈가 자연스럽게 C커브가 되어야 목 디스크에 안 걸린데나? 그런데 나는 왜 C커브가 자꾸 ‘C컵’으로 들리는 것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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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흔 기자
2015.05.21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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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을 돌려 나오는데, 어찌어찌해서 고맙다는 할머니의 목소리가 들린다."무시 고맙다고 그라요?""아, 말만 시케줘도 엄만디, 말벗해줘서 고맙다고라."- 이대음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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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흔 기자
2015.05.20 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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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용모로 볼 때 결코 불쾌하다고 할 수 없는 무엇인가가 있었다. 정신은 외면에 나타나는 법이다.- 허만 멜빌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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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흔 기자
2015.05.20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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밖이 소란스러워 창문을 벌컥 열어젖혔다. 늦은 철쭉이 한데 모여 하얀 향기를 피워 내고 있었다. 향기에서 종소리가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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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흔 기자
2015.05.20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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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과에 갔다. "뽑지 말고 쓸 수 있을 때까지 사용하는 게 좋겠습니다" 닳아 없어질 때까지, 사용할 수 있는 한, 너와 나는 같이 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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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흔 기자
2015.05.20 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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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핵심 목표는 올해 달성해야 할 것이 이것이다 하고 정신을 차리고 나아가면 우리의 에너지를 분산시키는 것을 해낼 수 있다는 그런 마음을 가지셔야 된다”- 박근혜 대통령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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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흔 기자
2015.05.20 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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헨리에타는 아이를, 가급적이면 많은 아이를 갖고 싶었다. 잉마르도 원칙적으로는 아내의 생각을 좋게 생각했는데, 무엇보다도 그 제조과정이 무척 맘에 들었기 때문이다.-요나스 요나손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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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흔 기자
2015.05.20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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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당히 흐린 날씨, 바람도 공손하다. 비를 맞으려는 자세가 자못 진지하다. 순천順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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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흔 기자
2015.05.20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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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에서 가장 짧은 길은 출발점과 도착점을 직선으로 잇는 길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뱃사람은 지금 가장 알맞게 부는 바람이 목적지를 향한 최단거리라 말한다. 빙고. 머리로 세운 계획대로 일이 진행되는 꼴을 아직 보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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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흔 기자
2015.05.20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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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관 속에 알콜이 1.5리터나 출렁거리는 상태에서 나누는 대화는 그 절반이 활자화되기 민망한 것이며, 나머지 절반은 빨리 잊어버리는 편이 낫다는 사실을 어제야 비로소 깨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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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흔 기자
2015.05.20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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징검다리 연휴가 금세 지나갔다. 예전 같으면 며칠만 더더…… 했을 터인데, 지금은 회사의 발전이 나의 발전임을 사무치게 깨달으려 노력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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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흔 기자
2015.05.20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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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빠지게 기다렸구마, 7시가 넘도록 아무 것도 없네. 이게 무슨 어린이날!" 나도 이렇게 외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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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흔 기자
2015.05.20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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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에 지는 꽃들은 모두 달에게로 간다/꽃 속에 들어있는 달/달에서 피어나는 달……두보杜甫가 달에서 담근 술을 들고/분홍 분홍 취해 달빛으로 내려온다- 권대웅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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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흔 기자
2015.05.20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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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있는 것들은 악취를 내지 않는다. 물고기가 그렇고 나무가 그렇고 사람이 또한 그렇다. 세상 곳곳에서 악취가 난다. 죽었거나 죽어가고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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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흔 기자
2015.05.20 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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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자고 계절은 제멋대로 뛰어 댕기는 것이냐? 내 봄 돌리도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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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흔 기자
2015.05.20 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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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저녁잠을 놓친 기분이 흡사 출근버스를 놓친 기분이다. 출근이라… 출근의 기억도 이젠 가물가물하다. 이제 어떤 버스도 오지 않는다는 걸 나는 잘 알고 있다. 영원한 퇴근이다.-박민규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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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흔 기자
2015.05.20 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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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 철쭉이 밤늦게 귀가하는 나를 꽃술까지 번뜩이며 한참이나 노려본다. 하마터면 ‘잠 안 자고 뭘 쳐다 봐!’ 라고 외치려다 말았다. 아마 낮잠을 많이 잤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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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흔 기자
2015.05.20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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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산 도와 드리겠습니다.(계산대) 이건 얼마시고, 저건 얼마세요.(마트) 아, 하시께요.(치과) 이만오천원 되세여.(마트) 했지 말입니다.(부대 앞 다방) 도대체 어느나라 말을 하는건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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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흔 기자
2015.04.23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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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발이 쏟아지는 유리알 같은 봄날, 갑자기 눈물이 났다. 하품이 나서. 그대는 즐거운 봄의 졸음 맛을 아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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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흔 기자
2015.04.23 14:24